안녕하세요, HowBIM의 뚱쓰입니다.
얼마 전, 미국 출장을 앞두고 잠시 한국에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BIM을 시작한 이후로 호주에서 6년 넘게 관련 일을 해왔고, 다시 미국으로 넘어가기 전, 한국에서 짧은 시간을 보내며 많은 분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꽤 충격적인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10년이면 BIM이 자리 잡았을 줄 알았는데…”
10년 전, 저는 한국을 떠나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 10년 안에는 BIM이 건설업의 표준이 되겠지.”
하지만 다시 돌아온 한국의 현실은 제 기대와는 달랐습니다. 아직도 BIM이 산업 전반에 뿌리내리지 못했고, 오히려 해외에서 봐온 발전과는 상당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호주에서는 ISO 19650이라는 국제 표준을 기반으로, BIM이 건축물의 ‘디지털 자산’으로서 철저히 관리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설계 도구가 아니라, 디지털 트윈이나 AI 기반 운영 시스템 등 차세대 기술과 연결되는 핵심 기반으로서 자리 잡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한국은 아직 정책적 기반조차 미비한 상태였습니다.
왜 한국은 BIM 정착이 안 될까?
물론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있을 겁니다. 제도, 인력, 기술, 예산 등 다양한 문제가 얽혀 있겠죠. 하지만 제가 가장 크게 느낀 지점은 ‘투명성’입니다.
디지털화가 되면 모든 정보가 명확히 드러납니다. 설계, 시공, 자재, 공정, 비용까지 모든 것이 추적 가능해지고, 그만큼 ‘과거의 방식’으로는 일하기 힘들어집니다. 특히 한국 건설업계는 오랜 시간 동안 낮은 입찰가에 수익을 만들어야 하는 구조 속에서 비효율적이지만 불가피한 방식을 이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디지털화를 도입하는 것이 오히려 기존 체계와 충돌을 일으키는 셈입니다.

건설 디지털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입니다.
AI, 디지털 트윈, 스마트 시티… 앞으로의 건축과 도시 관리는 모든 것이 연결되고, 데이터 중심으로 움직이게 될 것입니다. BIM은 그 시작점입니다. 하지만 BIM조차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다면, 후속 기술들도 자연스럽게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단순히 건설업만의 문제가 아닌, 관련 산업 전반의 경쟁력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는 이 문제를 계속 말해야 하고,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저는 유튜브를 통해서든, 강의를 통해서든, 지금의 건설 문화를 바꾸는 데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당장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관심을 끌고, 문제의식을 던지는 역할부터라도 해보고자 합니다.
함께 고민해 주세요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서 현업에서 같은 문제를 느끼고 계신 분들 계신가요? 아니면 ‘이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며 받아들이고 계신가요?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작은 목소리들이 모이면, 언젠가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